50대 유튜버 A씨가 대낮에 살인 생중계를 한 것을 계기로 구글도 즉각 삭제 등 대응을 예고했다.
마컴 에릭슨 구글 정부 대외정책 담당 부사장은 한국 시각으로 16일 새벽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과의 실무협의에서 한국 내 불법·유해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삭제·차단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회의에서 류 위원장은 한국에서 발생한 유튜브 살인 생중계 콘텐츠가 요청 10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삭제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구글 측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0일 오전 9시 52분께 부산법조타운 앞 인도에서 50대 남성 A씨가 50대 남성 B씨를 습격하는 상황이 담긴 것. 당시 B씨가 생중계 방송을 진행했는데, 인근에 있던 A씨가 B씨를 공격했고, 이 장면이 유튜브 방송에 실시간으로 송출됐던 것.
이날 A씨와 B씨는 자신들이 연루된 폭행 사건의 각각 피고인과 피해자로 법원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B씨가 공격받으면서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면서 공격 장면이 화면에 직접적으로 담기지 않았지만, 비명 등 잔혹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영상은 삭제되기 전까지 조회수 15만회를 넘길 정도로 주목받았고, 범행 장면이 여과 없이 담긴 영상을 접한 시민들의 트라우마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왔다.
류 위원장은 이와 함께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나 허위 조작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에 대해서도 구글 측의 선제적인 자율규제 조치를 요청했다.
구글은 향후 한국 실정법과 규정에 어긋나는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신속하게 차단 조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불법·유해 유튜브 콘텐츠들이 유통될 경우 한국의 방심위와 보다 더 긴밀히 협력할 수 있도록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협의는 지난 9월 구글의 대외정책을 책임지는 마컴 부사장이 방통심의위를 방문해 1차 협의를 한 데 이은 구체적 후속 협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