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전세사기’ 피해가 컸던 서울 강서구 등 빌라(연립·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빌라 매매가는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는 반면 전세가는 최근 전세 품귀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빌라 전세보증 한도를 줄이면서 촉발된 전세가 하락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서울시 전월세 정보몽땅에 따르면 지난 3월 강서구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은 80.1%로 1월(77.1%)과 2월(79.1%)에 비해 상승했다. 2022년 90%를 웃돌았던 강서구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은 작년 말까지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강남구(63.1→67.5→73.2%)와 도봉구(73.6→74.9→79.0%), 구로구(68.9→70.6→76.2%)에서도 전세가율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전체로 보면 2022년 12월 78.6%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작년 말 68.5%로 고꾸라졌다가 최근 3개월 동안 71.1%로 반등한 상태다.
강서구 A공인 관계자는 “빌라 전세 회피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한도 축소로 빌라 전셋값이 급락했고 찾는 사람도 없었다”며 “하락 폭이 워낙 가파르다 보니 전세로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도 자취를 감춰 최근 반등 조짐이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세가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덕분에 버티고 있다”며 “매매시장에선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빌라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서구가 속한 서울 서남권 연립·다세대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3월 94.6으로, 2월보다 0.02% 올랐다. 2022년 2월부터 작년 7월까지 16개월 연속 내리다가 9월 0.08% 반등한 뒤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매매가는 작년 11월 이후 꾸준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