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설계와 사전 인수심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반복 업무를 최소화해 회사의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AI 비서’ 개발
DB손보는 장기보험 설계 및 인수심사 업무를 돕는 ‘AI 비서’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고객별 보장 분석, 맞춤 설계, 사전심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리던 일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어 영업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설계사 또는 지점장이 정보 이용에 동의한 고객에 대해 AI 비서 활용을 신청하면 자동으로 설계 번호가 생성된다. 기존 가입 상품의 보장을 분석해 가입 설계 내용을 정할 수 있다. AI 비서는 고객의 사고 정보 등을 확보해 인수심사를 미리 한 뒤 그 결과를 제공한다. 가입 설계부터 인수심사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업계 최초 시스템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작년 6월 처음 도입된 이후 월 6000명의 설계사가 1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서비스 활용이 이어지면서 AI 비서가 추천하는 맞춤 플랜 및 사전 인수심사 결과가 계속 정교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DB손보 관계자는 “향후 더 많은 채널에서 보험 가입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DB손보는 2020년 질병 자동 심사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빅데이터 기반 보장 분석, AI 기반 사전 인수심사 시스템을 연이어 접목했다. 작년에는 고객별 보장 분석, 맞춤형 설계 및 인수심사 등 보험 가입을 위한 계약 체결 프로세스 전반을 자동화했다.
DB손보 관계자는 “AI 비서는 단순 반복 업무를 개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맞춤 플랜을 제공하고 시장 흐름에 맞는 마케팅 방식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스타트업 협력 고도화DB손보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건 2019년이다. RPA는 사람의 작업을 모방해서 자동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통상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에 주로 활용된다. DB손보는 이를 통해 지금까지 130개의 업무를 자동화했다는 설명이다. DB손보 관계자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도 RPA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디지털 전환을 지속 추진한 DB손보는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국가품질혁신상 디지털 전환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국가품질혁신상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포상 제도다. DB손보는 품질분임조 시상에서도 금상 2개, 은상 1개, 동상 2개를 받았다. DB손보 관계자는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최고의 본업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DB손보는 디지털 신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DB 디지털 신사업 혁신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479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DB캐피탈과 케이유니콘이 공동 설립해 운영하는 조합이다. 조합 규모는 500억원인데, DB손보가 지분 95.8%를 보유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협력 목적의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DB손보는 5월 30일까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공동으로 AI 기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참가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보험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보험산업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보험 교육자료 자동 생성’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은 지원할 수 있다.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사업 실증(PoC) 테스트 통과 기업과 비즈니스 연계 △인슈어테크(기술을 결합한 보험) 전문가 컨설팅 △전략적 투자 검토 △제주 지역 내 입주 공간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DB손보 관계자는“이번 프로그램으로 괄목할 만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다양한 기회를 아낌없이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