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파트너스가 올들어 신승현 전 MG손해보험 경영총괄 사장을 대표로 영입하면서 기존 이승호 단독 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투자영역도 기존 바이오·헬스케어에서 금융 및 핀테크 영역으로 확대했다. 이승호 대표는 신 대표와 함께 데일리파트너스의 지분을 50% 이상 확보해 오너 경영자가 됐다. 2014년 회사가 설립된 지 1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다. 이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이오와 금융은 이질적인 산업이지만 인구고령화 시대에 수혜를 본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고 말했다.
○운용 자산 5년간 40배로데일리파트너스는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털(VC)으로 운용자산(AUM)이 4000억원으로 최대 규모다.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는 제약사 연구원(약사) 출신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 경력을 갖고 있다. 하이투자·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에서 제약·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6년간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업계 최다 선정돼 실력을 인정받았다. 데일리파트너스는 2018년 이 대표 영입 당시 AUM이 100억원도 안 됐지만 이 대표가 경영한 지난 5년간 4000억원으로 40배로 커졌다. 5년간 투자한 신약, 의료기기, 진단, 뷰티케어, AI, 디지털, 천연물 등 바이오기업만 100곳이 넘는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 회사는 제이시스메디칼이다. 2019년 6월 투자해 2021년 12월 회수했는데. 2년 반 만에 가치가 11배가 됐다. 내부수익률(IRR)은 182.6%. 현재 국내 3대 미용기기가 됐고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칼라일그룹도 인수를 검토할 정도로 가치가 높아진 기업이다.
2020년 투자한 티앤알바이오팹 역시 당시 시가총액이 1000억원이었지만 2020년 회수 시점 당시 4000억원까지 올랐다. 조직재생 관련 혁신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다음 유망 포트폴리오는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투자 건에 대해 그는 3차원 세포 이미징 전문기업 토모큐브를 꼽았다. 지난해 말 기술성 평가 A, A를 받고 올 4월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청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단일 투자로는 최대 투자(189억원)를 단행했다. 토모큐브는 세포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회사다.
보통 세포는 투명하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위해선 염색을 해야 하고 이때 사멸한다. 우리가 관찰하는 세포 대부분이 ‘죽은 세포’인 이유다. 하지만 이 회사는 빛의 굴절을 이용해 컴퓨터단층촬영(CT)과 비슷한 원리로 360도로 빛을 쏘며 굴절에 따라 세포를 입체적으로 이미징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데일리파트너스의 강점은 업계 최다 12명의 바이오 전문 심사인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전체 인력은 25명이다. 의사, 약사, 박사, 변리사, 바이오 애널리스트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모두 보유했다. 김용철 상무는 이학박사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개발팀장을 역임한 바이오 신약분야 최고 전문가다. 박은영 상무는 의사이자 회계사로서 여의도 증권업계 및 테헤란 벤처캐피탈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이 5명이고, 투자금융(IB) 출신도 2명이다. ○바이오헬스케어 담기 시작한 PEF그는 “수년 내 자본차익(캐피탈 게인)을 목적으로 하는 PEF가 바이오헬스케어 인수합병(M&A)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업계 큰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2022년 베인캐피탈이 클래시스를 인수한 데이어 지난해 MBK파트너스는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와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를 인수했고 올해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을 인수했다. 모두 2조원대 매물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최근 투자자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점차 수렴하고 있는 헬스케어와 테크의 접점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 역시 지난해 피부 미용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미국의 사이노슈어를 인수했다. 그는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 더 분명해질 것”이라며 “대기업의 바이오 투자도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삼성 LG 롯데 한화 등 대기업들이 오리온처럼 바이오기업을 적극 인수해야 한다”며 “빅파마(대형제약사)는 아니더라도 ‘미드 파마’ 정도를 사기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확실한 미래 유망 시장을 선점하고 우리나라 역시 글로벌 신약을 출시하는 바이오 강국으로 탈바꿈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