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실에는 성태윤 정책실장(사진)이 주재하는 ‘정책 티타임’이 새로 생겼다.
정책실장 산하 경제·사회·과학기술수석이 주 2~3회 이른 아침에 모여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수석비서관 일곱 명 전원이 모이는 비서실장 주재 티타임과는 별도다. 15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책 라인 참모들이 따로 모여 정책 현안을 세심하게 논의하고자 4·10 총선 이후 정책 티타임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4·10 총선 이후 3기 대통령실 체제가 꾸려지면서 대통령실 내 정책실의 존재감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료가 아니라 정치인 출신인 정진석 비서실장이 기용되면서 비서실과 정책실이 각각 정무와 정책을 나눠 전담하는 구조로 바뀐 결과다.
총선 이전 대통령실에는 ‘비서실장 티타임’만 존재했다. 비서실장이 모든 수석과 매일 아침 티타임을 하고 정국 현안과 언론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 경제관료 출신인 전임 김대기·이관섭 비서실장은 이 자리에서 정책 관련 현안까지 챙겼다. 학자 출신인 성 실장의 존재감은 그만큼 작을 수밖에 없었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인 성 실장은 지난 1월 정책실장에 임명됐다.
정치인 출신인 정 실장이 정무적인 부분에 집중하면서 정책실 역할이 도리어 커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이후 정무적 기능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정 실장이 정치인 출신인 만큼 이전 실장들보다 정무적인 부분을 더 신경 쓰고 있다”며 “자연스레 정책 현안과 관련해선 성 실장의 무게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성 실장은 최근 ‘라인야후 사태’, 물가를 비롯한 경제 현안, 의대 정원 확대 등과 관련해 직접 브리핑하고 현안에 대응하고 있다. 총선 이후에는 민생물가태스크포스(TF)와 국가전략산업TF를 이끌며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들을 지휘하고 있다.
신설될 저출생수석실 또한 정책실 산하로 들어가게 되면서 정책실은 4수석 체제로 확대된다. 8수석(정무 홍보 시민사회 경제 사회 과학기술 민정 저출생) 중 절반이 정책실 산하에 있게 된다. 정부 정책의 추진과 발굴 과정에서 정책실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대통령실은 저출생 문제를 체험한 사람을 중심으로 저출생수석 후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 여성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