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중요한 '우주 택배'…한국, 앞서갈 수 있다"

입력 2024-05-15 18:08
수정 2024-05-16 01:29
“우주 물류 시장이 막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안재명 페리지·KAIST 로켓연구센터 센터장(사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주 물류 분야에서 한국이 해외보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만의 시각으로 수요를 발굴하면 시장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우주 물류란 우주 공간에서 사람과 물자를 이동시키기 위한 체계를 일컫는다. 로켓과 같은 발사체부터 물자를 수송하는 우주선, 물자 보관을 위한 창고, 이를 관제하기 위한 지상·위성 시스템을 포함한다. 시장조사업체 지온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우주 물류 시장 규모는 51억2000만달러(약 6조9800억원) 수준이다. 2032년까지 211억4000만달러(약 28조819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우주 물류 시장에서 살릴 수 있는 장점으로는 서비스 개발 능력을 꼽았다. 우주 물류 비용이 낮아지더라도 지상 물류에 견줘 이용층이 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요 발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 센터장은 “그간의 산업 사례를 보면 한국은 수요 특성을 잘 파악해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며 “우주 물류 시장에서 ‘한국’ 하면 떠오르는 서비스를 발굴해 수요를 특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이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국내 산업계와 학계가 우주 물류에 대한 인식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안 센터장은 “한국은 발사체와 위성 연구에만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우주 물류 산업은 부가가치가 무궁무진하고 시장 성장성도 높기 때문에 관련 연구에 대한 고민과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KAIST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전략적 항공우주문제(SAI)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우주 시스템 설계와 최적화, 운용 평가를 연구한다. 안 센터장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액체추진과학로켓(KSR-Ⅲ)과 한국형 발사체 나로호 개발에 참여했다. 소형 로켓 개발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신동윤 대표가 그의 제자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올 상반기 제주도에서 자체 개발한 로켓 ‘블루웨일1’을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기술특례로 코스닥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