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5일 14:2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약개발사 샤페론 주가가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계획했던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0원, 영업손실 48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원으로 같았고 손실 폭은 48.7% 증가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누겔(NuGel®)'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면서 연구개발비가 더 많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2008년에 설립된 면역학 기반의 혁신 신약 개발 기업이다. 난치성 염증 질환 신약인 ‘GPCR19’를 표적으로 하는 염증 복합체 억제제 합성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NuGel®)’,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NuCerin®)’, 코로나19 치료제인 ‘누세핀(NuSepin®)’을 개발한다.
2022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당시 2023년에 172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단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계획했던 기술이전이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3월 말 누적 결손금은 1069억원으로 불었다.
그동안 영업손실 일부를 보전해주던 정부 보조금도 올해부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샤페론은 지난 2022년 2월부터 코로나19 치료제인 누세핀 연구 과제로 국가신약개발재단으로부터 약 91억원을 지원받았다. 해당 보조금 지급은 지난해 9월 종료됐다.
실적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4월 샤페론은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2655원에 보통주 1318만2000주를 발행해 350억원을 조달하겠단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급락한 데다 실적까지 부진하면서 계획한 자금을 조달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4일 샤페론 주가는 179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2년 10월 상장한 이래 최저치다. 유상증자 발표 전날 주가와 비교하면 47.6% 하락했다. 유상증자 발행 예정 가격인 주당 2655원을 밑돌면서 증자 규모 역시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와 잔액 인수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해당 금액만큼 조달이 이뤄지지 않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확실한 성장 로드맵이 있다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겠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