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가 지난 4월 미국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계절조정 후)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0.3%)보다 높았다. 물가상승세가 좀체 잡히지 않으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2%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4월(전년 동기 대비 2.3%)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PPI는 제조업체나 유통 서비스업체들이 원자재 등을 사들일 때 가격을 집계한 것으로, 통화정책의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생산자 물가가 많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높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 물가는 0.5% 오른 것으로 나타나 시장 전망치(0.2%)를 훌쩍 뛰어넘었다.
PPI는 각 물건의 최종수요 가격을 서비스와 상품으로 구분해서 파악한다. 이번 P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은 최종수요 서비스 가격이 오른 것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최종수요 서비스 가격은 지난달 0.6% 상승했는데, 이는 작년 7월(0.8%)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노동부는 기계장비 도매가격이 올랐고 주거용 부동산 서비스, 자동차 소매판매, 숙박업, 트럭교통과 화물 서비스 가격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면 항공 여객서비스 가격은 3.8% 떨어졌다.
최종수요 상품 가격은 지난달 0.4% 올랐다. 지난 3월(0.2%)보다 상승폭아 더 커졌다. 최종수요 에너지가격이 2.0% 오른 영향이 컸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5.4%나 뛰었다. 경유, 계란, 전력, 비철금속, 닭고기 등 가격도 모두 올랐다. 그러나 채소류 가격이 18.7%나 떨어져서 식료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주거용 천연가스 가격도 내려갔다.
시장의 관심은 15일(현지시간)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15일 오후 9시30분)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PPI처럼 높게 나올지에 쏠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추가적인 증거가 없으면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