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마다 차를 바꾼다는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중고차를 구매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 중고차만 타왔지만, 크게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며 "신차보다 (인도까지) 대기시간이 적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결혼 후 첫 차로 중고차를 선택한 30대 직장인 노모 씨는 "눈탱이(사기) 걱정으로 중고차를 꺼렸지만, 건강검진표처럼 상세히 나온 검사표를 보고 안심이 돼 구매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 이른바 '레몬마켓'으로 불리던 중고차 시장이 투명성과 품질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추세다.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차량 상태, 실시간 시세 분석까지 제공하면서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은 정보 비대칭이 심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 무사고로 둔갑한 사고 차량, 허위 매물, 강매 등 피해사례가 많았다. 이를 막기 위해 중고차 매장에 따라가 차량 상태를 점검해주는 동행 전문가까지 있을 정도다.
업계는 소비자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차량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차량 품질 보고서가 꼽힌다. 차량 차량 전문가가 수백가지 항목을 정밀 진단해 차량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용도 변경, 보험 이력 등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내역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차량이 등록, 판매되는 만큼 AI를 활용해 진단 정확성과 효율성도 높였다. 차량의 세부 모델과 옵션, 등급 등 기본 차량정보는 AI가 촬영된 사진을 통해 확인하고 분석해 처리한다.
단순 변심도 환불해주는 책임 환불제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업체별로 3~8일간 체험 기회를 제공해 불만족할 경우 위약금 없이 환불해준다. 품질 보고서를 통해 1차 점검을 완료했다면 실제 주행을 통해 이상이 없는지 고객이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단계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환불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환불 가능 기간 전에 구매를 결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차량 검수와 보증 강화 등으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한 176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비대면 직영 인증 중고차 플랫폼 리본카를 운영하는 오토플러스는 올해 20% 성장한 1만8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의 인중 중고차 시장 진출과 중대형 중고차 플랫폼의 정보 공개 등으로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이전보다 좋아졌다"며 "품질과 신뢰를 앞세운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