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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오는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첫 고위급 양자 회담을 개최한다. 지난해 11월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AI 분야에 관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며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13일(현지시간) 온라인 대언론 브리핑에서 "양국은 회담에서 AI의 위험과 안전을 정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표단은 미 국무부의 핵심·신흥기술 부특사인 세스 센터 박사와 타룬 차브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술·국가안보 선임보좌관 등이 대표단을 이끌 예정이다. 중국 측에서는 외교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들이 대표로 나선다.
미 당국자는 이번 회담의 목적이 AI의 광범위한 위험성을 논의하는 데 있다며 이를 계기로 양자 간 소통 시도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 당국자는 AI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모색하거나 공동 연구를 논의하는 일은 없을 예정"이라며 "현 시점에서 어떠한 구체적인 내용도 미리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의 기술 보호 정책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당국자는 중국이 민간을 넘어 군사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빠르게 활용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약화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는 지난 8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독점 또는 비공개 소스 AI 모델을 중국 수출을 막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이 첨단 AI 반도체를 확보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2022년의 수출 규제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양국은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11월 정상회담 이후 지난달 26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것을 계기로 관련 회담 개최를 합의했다. 워싱턴DC 주재 중국 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AI에 관한 이번 회담은 양국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양측이 솔직한 대화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회담은 소통을 시도했다는 측면에서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