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 1분기 500억원을 상회하는 순이익을 내며 분기 단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과 같은 수신과 여신(대출자산)이 모두 빠르게 성장한 데다 회계상 비용으로 잡히는 충당금 적립액을 줄인 결과다. 최우형 신임 행장이 지난 1월 부임한 이후 연내 기업공개(IPO)를 공언한 케이뱅크가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 순이익 규모가 50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04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순이익 규모가 5배 규모로 성장했다. 분기 단위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이기도 하다.
신규 가입자 성장세에 힘입어 여신과 수신이 모두 안정적으로 성장한 점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 가입자(고객)는 지난 1분기 말 1033만명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80만명 늘었다. 2021년 2분기 이후 단일 분기 기준 가장 큰 폭으로 가입자가 늘었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작년 1분기 말 16조64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23조9700억원으로 1년 사이 44.1% 증가했다. 작년 말(19조700억원)과 비교하면 25.7% 늘었다.
여신 잔액은 작년 1분기 말 11조94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4조7600억원으로 23.6% 불어났다. 작년 말(13조8400억원)과 비교하면 6.6% 성장했다.
특히 여신은 담보대출 중심으로 성장했다. 지난 1분기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에만 약 1조원 늘었고, 전세대출 잔액은 약 3000억원 늘었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의 전체 여신 중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약 40%에서 올해 1분기 말 약 45%로 상승했다. 여신과 수신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면서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 이자이익은 13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029억원) 대비 31.9% 증가했다.
비이자이익도 작년 1분기 8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7억원으로 76억원(93.8%) 불어났다. 제휴 증권사 계좌 개설이 작년 1분기와 비교해 올 1분기 3배 가까이 늘어난 점과 운용 수익이 확대된 점이 비이자수익 확대를 이끌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계상 비용으로 잡히는 충당금이 줄어든 점도 케이뱅크의 실적이 개선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 충당금 적립액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602억원) 대비 118억원(19.7%) 줄었다.
케이뱅크는 상생금융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의 전체 신용대출 잔액 중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29.1%에서 올해 1분기 평균 잔액 기준 33.2%로 4.1%포인트 상승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상승했지만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은 작년 말 0.96%에서 올해 1분기 말 0.95%로 0.01%포인트 하락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생활 속의 케이뱅크 △혁신투자 허브 케이뱅크 △테크 리딩 뱅크 등을 슬로건으로 혁심금융과 상생금융 실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다양한 혜택과 금리 경쟁력을 고객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이 분기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올해는 생활과 투자 영역의 상품 서비스 차별화로 고객 기반을 더욱 확대하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 등 상생금융 실천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