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남' 박진영…JYP, '트와이스 아빠' 회사에 30억 투자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5-13 11:16
이 기사는 05월 13일 11: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박진영 PD님, 정욱 사장님, 조해성 부사장님 감사합니다."

트와이스, 선미, 수지를 비롯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수상 소감 때마다 이 같은 소감을 남겼다. 이들 세 명은 JYP엔터를 세운 창업공신들이다. 이 가운데 조해성 전 부사장은 박진영 JYP엔터 창의성총괄책임자(COO)와 배명고 동기로 2PM,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를 비롯해 소속 아이돌 그룹 매니지업무를 총괄했다. JYP엔터가 조 전 부사장이 이끄는 엔터 회사에 30억원가량을 투자하면서 이 같은 인연도 재조명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JYP엔터는 최근 연예기획사 이든엔터테인먼트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7812주를 31억원에 매입했다. RCPS는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현금으로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뜻한다. 비상장사는 RCPS를 통상 자본으로 회계 처리한다. 상장을 앞둔 비상장사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로 쓰는 조달통로다.

JYP엔터는 이번 우선주 매입에 따라 이든엔터 지분 20%(보통주·우선주 합산 기준)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투자로 이든엔터 최대주주인 조해성 대표에 이어 2대주주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든엔터는 JYP엔터 부사장 출신인 조해성 대표가 2019년 세운 회사다. 소속 아티스트로는 가수 백아연과 신인 보이그룹 올아워즈 등이 있다.

이든엔터의 조 대표는 배명고 동기인 박진영 COO가 1집을 내기 시작한 1994년부터 함께 일했다. 방송댄스 전문팀인 팀매니아의 단장을 역임한 조 대표는 JYP엔터 출범 초기에는 박진영 COO와 비, GOD, 2PM 등의 안무를 담당했다. 이후 원더걸스, 2AM, 2PM, 미쓰A, 갓세븐, 트와이스, 데이식스, 백아연, 15&, 낙준, 스트레이 키즈, 잇지를 비롯한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와 제작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2019년 JYP엔터를 나와 이든엔터로 독립했다. JYP엔터 관계자는 "엔터업 본업 내에서 진행한 투자"라며 "향후 성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엔터사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JYP엔터는 이든엔터를 비롯해 투자처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2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JYP파트너스를 세우는 등 투자사업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신민경 대교인베스트먼트 전 콘텐츠 투자심사역을 JYP파트너스 대표이사, 김광희 전 디에이밸류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을 투자본부팀장으로 선임했다. JYP파트너스는 출범 후 첫 투자처로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마이노멀컴퍼니를 선정했다. 지난 2월 마이노멀컴퍼니 지분 5.1%를 20억원에 매입했다. 마이노멀컴퍼니는 고지방 버터가 들어간 ‘방탄커피’와 설탕 대체재 ‘알룰로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