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근처에 살아야 '시험관 시술' 협조해 주겠답니다"

입력 2024-05-11 20:48
수정 2024-05-11 21:20
시댁 근처에서 살자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 깊다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내는 임신을 위해 시험관 시술을 준비 중인데 남편은 시댁 근처에서 사는 것을 동의할 경우 시험관 시술을 위한 검사 등에 협조하겠다고 한 상태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댁 근처에 살길 바라는 남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1년차라고 소개한 한 작성자는 "남편은 이혼하고 아이를 둘 둔 상태이고 저는 초혼"이라며 "아이들과 같이 살 집을 구하는 중인데 현재까지 시댁 근처 살지 여부와 관련한 의견 충돌로 인해 따로 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편은 시댁에서 시어머니, 아이들과 같이 살고 있는데 아이들이 새 생활에 적응할 때까지 2년가량 시댁 근처에서 살자고 한다. 걸어서 10분 거리"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결혼 전부터 시댁 근처에는 못 산다고 합의하고 결혼하지 않았냐', '아이들과 결혼 전부터 만났고 함께한 세월이 벌써 수 년'이라고 설득하고 있다"며 "시댁에서 좀 떨어져서 아이들과 같이 살자는 게 제 의견"이라고 적었다. 그는 "시댁 근처는 남편이 전처와 살던 동네이고, 남편이 홀시어머니를 늘 안쓰러워하는 효자인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을 이번 달부터 권유해 제가 남편에게 검사 등 협조를 요구하니, 남편은 시댁 근처에 사는 것을 제가 동의하면 시험관 시술에 협조하겠다고 한다"며 "다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체로 아내 편에서 의견을 모았다. 한 누리꾼은 "세상에 초혼인 사람이랑 결혼해서 시험관 하는 것으로 거래하는 사람이 어딨나"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안 그래도 시험관하면 여자 몸이 망가지는데 그것을 조건으로 걸다니 남편이 너무 이기적"이라며 "결혼은 분가다. 독립해서 둘이 가정을 이루는 것이지 시댁 근처에서 사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