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으로 운영되는 매장에서 케이크를 사 먹은 손님이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름 아닌 케이크에 핀 곰팡이 때문인데,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쑥 케이크인 줄 알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무인 매장에서 산 케이크를 먹은 모친이 응급실에 갔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먼저 초코케이크로 보이는 케이크 시트에 곰팡이로 보이는 물질이 군데군데 뒤덮인 케이크 사진을 찍어 올렸다. 그는 "맛도 이상하고 상태를 봤는데 이게 곰팡이냐"고 물었다.
곰팡이는 쑥이나 흑임자, 녹차 케이크 시트로 착각할 만큼 회색에 가까운 어두운 녹색을 띄고 있었다. A씨가 올린 사진에 경악한 카페 회원들은 "시멘트가 아니면 곰팡이", "쑥 케이크인 줄 알았다", "누가 봐도 곰팡이가 맞다"며 조속히 환불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입을 모았다.
A씨는 사진을 올린 지 약 20분 뒤 회원들의 댓글에 답글을 달아 결국 모친이 이 케이크를 먹고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한 차례 더 댓글을 써 치료비는 매장 측에서 전부 부담했고, 업주로부터 사과도 받았다고 알렸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매장 업주는 두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문제의 케이크가 있던 매장은 업주의 아내가 맡아서 관리하고 있는데, 관리 미흡으로 인해 이런 일이 생겼다고 업주가 설명했다고 한다. 케이크는 일주일 이상 방치돼 있었다고.
A씨는 "무인 매장은 사장님이 아닌 아내분이 관리하는데, 관리 미흡에 대해 거듭 사과하고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며 "계속된 사과에 그냥 '신경 잘 써달라', '아파트 상권이니 애들도 먹을 수 있으니 꼼꼼하게 신경 써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많은 네티즌은 "지방자치단체 위생 담당 부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열을 냈지만, A씨는 신고는 안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업주분께서 연세도 있으시고, 계속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셔서 신고까지는 안 했다"고 설명했다.
식품안전정보원이 배포한 음식점 조리 음식에서 이물 발견 시 행동 요령에 따르면 먼저 음식의 사진을 촬영한 뒤 지퍼백 혹은 용기에 이물을 담고, 부정·불량식품통합신고센터(국번 없이 1399)로 신고하면 된다.
이물 발견 사실을 신고하면 관할 행정기관에서는 이물 혼입 원인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이물이 혼입된 원인의 책임이 식품 제조 또는 유통업체 책임으로 밝혀지면 소비자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