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엔씨소프트가 이달 중 구조조정을 실시해 본사 인력을 10%가량 감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5023명이던 본사 인원이 4000명대 중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사진)는 10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정비성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5월 중 권고사직을 단행할 것"이라며 "분사를 통해 본사 인원을 올해 말까지 4000명대 중반으로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한 기능의 인력을 제외하고 모든 부서의 인력 숫자를 동결시킬 것이고 많은 부분 아웃소싱을 통해 인력과 기능을 확충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경영 효율화 전략은 이제 시작이다. 경영 효율화와 인원 효율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케팅 조직을 중앙에 집중화해 마케팅비 같은 매출 변동 항목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외 매출 변동비도 투자이익률(ROI) 분석인공지능(AI) 기술 접목을 통해 효율화 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인건비는 전 분기 대비 1%,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2028억원이었다. 임금 인상 추정액을 선반영했으나 성과금과 충당금이 감소한 결과다. 마케팅비는 효율화 전략을 통해 전 분기 대비 대폭(83%) 줄어든 69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신사옥 건축비 충당을 위해 현재 보유한 부동산 자산에 대한 계획도 내놨다.
박 대표는 "현재 엔씨의 부동산 보유 자산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올해 내 삼성동 타워를 매각해 신사옥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추가 검토에 따라 현재 쓰고 있는 판교 연구개발(R&D)센터도 자산유동화를 거치는 등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공동대표로 취임한 후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주주들을 위해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의 증가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꾸준히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권고사직을 비롯해 부동산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은 이유는 엔씨가 심각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8% 감소한 257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치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을 보였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영업익이 무려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979억원, 순이익은 571억원으로 각각 17%, 50% 줄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