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운영 체계를 바꿔 경영 및 제조 효율성 개선을 꾀하는 '수학적최적화'가 부상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 눈에 보이지 않는 1%의 고정비와 운영비를 절감하는 개념이다. 해외에선 이미 적용이 일반화됐지만 국내에선 이제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LG CNS가 전문 조직을 만들어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무성 LG CNS 최적화컨설팅 담당은 "수학적최적화 적용 후 비용 절감을 피부로 느낀다는 경영자를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손 담당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학적최적화는 기업이 처한 경영 환경에서 자원을 재배치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수학적 모형(방정식)으로 표현한다"며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최적의 대안을 숫자로 제시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LG CNS는 2014년부터 기업 고객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수학적최적화로 해결하며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국내 최적화컨설팅 시장에서 가장 많은 레퍼런스를 보유했다. 손 담당은 "LG CNS는 '수학적최적화 디스커버리' 서비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알고리즘 설계, 검증 및 평가, 의사결정 방안 제시 및 시스템화에 이르는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며 "'퀵윈(Quick-Win) 과제'를 통해선 수학적최적화 디스커버리 서비스의 효과를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 중"이라고 했다.
LG CNS가 수학적최적화에 힘을 주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둔화 고착화로 경영 효율성에 대한 기업 관심이 갈수록 커져서다. 그는 "수학적최적화로 기업은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며 "국내에도 많은 기업들이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사례를 묻자 한 전자제품 제조사 얘기를 꺼냈다. 고객사로부터 '앞으로 6개월 내 1억대 이상의 부품을 생산해달라'는 주문을 받은 A사는 시간 내에 물량을 맞추기 위해 신규 설비를 구매할지, 다른 부품을 만들던 기존 장비를 개조할지 선택을 해야했다. 손 담당은 "LG CNS의 수학적최적화로 A사는 신규 설비 구매를 최소화하고 기존 장비 재배치를 통해 납기를 지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유통기업 B사도 언급했다. 그는 "지역별 생산·수요 불균형으로 과도한 물류비가 발생하던 B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센터의 적정 개수와 위치를 정할 전략 수립이 필요했다"며 "LG CNS는 거점별 물동량과 생산비, 고정비, 운송비를 분석해 전체 물류센터를 순차적으로 통폐합하는 최적화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B사는 물류센터 통폐합 및 신규 설립으로 기존 대비 연간 약 8%의 비용을 절감했다.
수학적최적화의 강점은 모든 산업군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손 담당은 "기업 운영에 있어 자금, 인력, 장비 등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매출과 품질 극대화를 꾀할 최적의 대안을 제시한다"며 "제조·생산·물류 영역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고, 통신·공공·금융·마케팅 영역에서도 활용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5G 통신망 설계, 스마트시티의 충전소 위치 결정, 금융 지점 현금보유량 결정, 줄기세포 배양 등이 최적화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독일 루프트한자의 경우 항공기 경로 탐색에 수학적최적화를 적용해 연료와 물류 효율화를 개선했다.
최근에는 수학적최적화에 인공지능(AI)이 결합되면서 시너지가 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가 데이터를 학습해 패턴을 찾고 앞으로 발생할 상황을 예측하면 수학적최적화가 이를 기반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지 도출한다"며 "예를 들면 공장 설비 정비 계획을 수립할 때 AI로 고장 위험이 큰 설비를 예측하고 수학적최적화로 정비 순서를 정하면 사전에 계획을 짤 수가 있고 인력 배치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이 해외 기업에 비해 수학적최적화 도입이 낮은 이유로는 전문가 부재를 꼽았다. 손 담당은 "수학적최적화 전문가 조직이 국내에 많지 않다"며 "LG CNS는 전문가 수와 문제 해결 경험 측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LG CNS는 인재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손 담당은 "국내 유수 대학의 최적화연구실과 정기적인 교류, 공동 학술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최근 연세대와 최적화 학과 신설 협약을 체결한 만큼 전문가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차세대 연구 방향으로는 양자를 짚었다. 그는 "양자컴퓨팅 시대를 대비해 양자컴퓨팅 기반 최적화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며 "다양한 변수를 수학적으로 해석해 최선의 답을 찾는데 특화된 컴퓨터인 양자어닐러의 경우 곧 상용 시대가 열리는 만큼 관련 전문가도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