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김치' 미국서 화제…"따뜻한 밥에 반찬으로 제격"

입력 2024-05-09 16:52
수정 2024-05-09 17:25

미국에서 1조마리에 달하는 매미 떼가 출몰할 것으로 예고되자, 매미를 이용한 각종 요리가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식용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미는 나무에 있는 시끄러운 랍스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매미를 이용한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는 셰프들을 조명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매미 김치'다. 한국계 미국인인 셰프 조셉 윤이 만든 이 김치는 매미를 통째로 양념과 버무려 발효액이 천천히 매미의 단단한 껍질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 셰프는 잘 익은 매미 김치를 부드러운 두부나 따뜻한 밥과 함께 상에 낸다.

그는 또 매미를 튀겨 튀김을 만들거나, 볶은 매미를 감자와 양파를 곁들인 스페인식 토르티야도 선보인다. 속을 매미로 가득 채운 파스타를 이용한 치즈 캐서롤도 윤이 야심 차게 만든 요리다.

윤은 매미가 "랍스터나 새우 같은 것이다. 나는 매미를 그저 또 하나의 식자재로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실제로 매미는 랍스터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매미를 피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시카고주의 셰프 앤드류 잭도 메뚜기, 개미 등 곤충을 이용해 요리한다. 특히 매미가 단백질 말고도 지방, 탄수화물 등 여러 영양소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조만간 위스콘신주의 한 시골 마을로 가서 매미를 갈아 으깬 뒤 소금을 넣어 발효시킨 요리를 시도할 계획이다.

어디를 날아다녔을지 모르는 매미를 함부로 먹어도 괜찮은 걸까? 과학자들은 매미가 살충제 등 화학물질에 오염된 토양에서 자라지 않은 한 완전히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앞으로 6주간 미국 중서부, 남동부에 1조마리가량의 매미 떼가 출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코네티컷대의 곤충학자 존 쿨리는 이번에 나타날 현상에 매미와 아마겟돈을 합친 "매미-겟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전체 개체 수가 수백조 마리, 어쩌면 1000조 마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