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미국 방산기업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와 공동 개발한 정찰용 무인 수상정(USV)을 미국 인공지능(AI) 엑스포에서 처음 공개했다. USV는 정찰, 기뢰 탐색 등 각종 임무에서 유인 함정을 대체하는 필수 전력으로 여겨진다. 미래 해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HD현대는 지난 7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 엑스포를 통해 AI 기반 USV인 '테네브리스' 모형을 전시하고 기술 역량을 소개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번 엑스포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이 이끄는 싱크탱크인 '특수경쟁연구프로젝트(SCSP)'가 주관했다. 국가안보국(NSA)과 같은 안보기관을 포함해 록히드마틴 등 미국의 주요 방산기업 150여곳이 참여했다.
테네브리스는 경하중량(선박 자체 무게) 14t에 전장 17m 크기의 정찰선이다. 이 함선에는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소프트웨어와 팔란티어의 미션 오토노미가 접목될 예정이다. 미션 오토노미는 AI를 활용해 무인 기기가 전투 임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HD현대는 지난달 14일 팔란티어와 USV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약 3주 만에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두 기업은 2026년까지 정찰용 USV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전투용 USV를 개발로 협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HD현대는 해상 환경이 달라져도 성능이 저하되는 일이 없게끔 USV의 내항성능과 항속거리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내항성능은 선박이 해상 조건과 상관없이 각종 장비의 성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성능을 일컫는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 해군은 USV를 실전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USV에 타격용 미사일을 탑재해 임무 수행 능력을 개선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과의 전쟁에서 자폭 기능을 적용한 USV를 투입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USV 시장 규모는 2022년 9억 2000만달러에서 연평균 11.5%씩 성장해 2032년에는 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 관계자는 "글로벌 함정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인 USV 분야를 방산 AI 선도기업인 팔란티어와 함께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