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밀려나더니"…존재감 폭발한 수입차 '3위 전쟁' 치열

입력 2024-05-09 10:28
수정 2024-05-09 13:55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가 주춤한 가운데 볼보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볼보자동차 코리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월 대비 11.9% 증가한 121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량이 14.7%나 감소한 것과는 대조되는 실적이다.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벤츠(6683대) BMW(5750대) 테슬라(1722대)에 이어 수입차 판매량 4위에 올랐다. 과거 벤츠·BMW·아우디의 독일 3사가 판매량 1~3위를 나눠갖던 수입차 시장에서 이제는 테슬라·볼보·렉서스 등이 3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국면이다.


업계는 볼보의 이러한 약진 배경으로 한국 시장을 겨냥한 투자를 우선 꼽았다. 볼보코리아는 300억원을 투자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OS) 기반 한국형 디지털 커넥티비티를 구현했다. 티맵을 포함해 '누구 오토(NUGU Auto)', '플로(FLO)'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이러한 서비스는 볼보의 엔트리 모델 XC40부터 플래그십 XC90까지 볼보 전 차종에 들어갔다.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패밀리카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도 볼보가 경쟁력을 갖는 요인이다. 볼보의 베스트셀링카는 대표적 패밀리카로 꼽히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으로, 올 1~4월 누적 1675대 팔렸다. 회사 관계자는 "XC60은 현재 출고 대기기간이 6개월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준중형 SUV XC40은 프리미엄 콤팩트 SUV 판매 1위를 기록 중이고, 플래그십 준대형 세단 S90은 XC60 다음으로 많이 팔린 자동차로 등극했다. 볼보는 SUV뿐 아니라 세단도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거듭났다고 자평했다.

동급 경쟁 차종 대비 풍부한 안전 및 편의사양이 볼보 판매량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순수 전기차인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의 경우 전기차 전용 알고리즘이 적용돼 가까운 전기차 충전소 및 목적지까지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키를 이용할 수 있는 '볼보 카스 앱'과 주행 중에 발생하는 문제를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 볼보 어시스턴스 등도 서비스된다. 15년간 무상 무선 업데이트(OTA) 지원,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 5년 이용권 등도 함께 제공된다.

더불어 레이더, 카메라 및 초음파 센서 어레이로 구성된 최신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기반 최고급 안전 패키지를 전 차종에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로 위 차량 및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를 감지해 사고 위험시 긴급 제동과 충돌 방지를 지원하는 △시티 세이프티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조향 지원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교차로 교통 경고 및 긴급 제동 지원 △후방 충돌 경고 및 완화 △차량 간 안전거리와 차선을 유지해주는 '파일럿 어시스트' 등 첨단 안전 기술이 제공된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특별한 신차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판매량에서 약진을 보이는 이유는 높은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지속해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볼보자동차는 티맵 등 한국 시장을 겨냥한 상품 구성뿐 아니라, 동급 경쟁 차 대비 풍부한 안전 및 편의사양을 전 차종에 탑재해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