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타인 칼라일 창업자 "美, 지금처럼 재정적자 늘리면 기축통화국 유지 못해"

입력 2024-05-08 18:12
수정 2024-05-09 02:29

“지금처럼 재정적자를 늘리면 미국도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하지 못한다.”

세계적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의 공동 창업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사진)이 급증하는 미국 재정적자 문제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의 한 세션에서 오는 11월 대선 당선자에게 조언해 달라는 청중 부탁에 이처럼 답했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미국은 인쇄기가 있는 덕분에 사람들이 계속 달러를 찍어낸다”고 꼬집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현재 34조달러(약 4경7000조원)에 달하며 근래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를 감당하기 위한 국채 발행이 늘면서 미국 재무부는 최근 분당 200만달러(약 27억원)에 육박하는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미국 대선 판도에 관한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위스콘신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조지아주 같은 경합 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미 표심이 많이 기울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미국 전역의 대학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일어나는 현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날 일을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냐”며 “누구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루벤스타인 회장은 “미국이 인공지능(AI) 기술 흐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유럽과 아시아 국가가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지금처럼 전 세계 인구의 일상생활을 점유하고 있을 때 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아침에 일어나 애플 아이폰을 보고 TV로 넷플릭스를 켠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도 일상에 들어와 있다”고 예를 들었다. 하지만 AI가 현 상태에서 미국 기술에 어떤 기여를 할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정부와 기업이) 지금보다 훨씬 더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미국이 AI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스앤젤레스=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