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전기차 믿고 사세요"…'냄새'까지 잡는다는 이곳 [현장+]

입력 2024-05-08 14:35
수정 2024-05-08 15:30

"고압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특성상 단선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7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오토플러스 ATC'에서 김인규 센터장은 "작업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ATC(AUTOPLUS Trust Center)'는 중고차를 신뢰감 있게 재상품화하는 곳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품질인증기관 '티유브이슈드(TUV SUD)' 전기차·하이브리드 정비 부문 인증을 2년 연속 획득했다.

ATC는 올해 심사에서 소방시설과 작업자 교육 커리큘럼 개선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인증 갱신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EV·PHEV 정비부문 심사에선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공장 투어를 통해 중고차가 상품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곳곳에 설치된 작업자 안전장치들이 돋보였다.


상품화 공정 중 1차 차량 선별과정과 260가지의 검수를 통과한 차량은 정비 공정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선 소모품 부품을 정비하는데 내연기관, 전기차 구역을 따로 지정해놨다. 전기차 구역에는 기아 전기차 EV6가 메인 배터리 단선을 위해 차량 리프트에 올려져 있었다. 작업자는 절연 헤드기어와 장갑 앞치마 등을 장착하고 차량 면적보다 넓게 설치된 고무 절연 패드 위에서 작업했다.

김 센터장은 "전기 단선을 1차로 하고 약 5분간 안전 대기시간이 지난 뒤 진단기를 통해 완전하게 전기가 끊어졌다는 걸 확인한 뒤 정비를 시작한다"고 했다. 작업공간 주변에는 다른 사람들 접근을 막기 위해 안전 고깔(콘)이 배치돼 있고, 감전 사고 발생 시 작업자를 차량에서 안전하게 떼어낼 수 있는 절연 갈고리(후크)도 작업장 곳곳에 걸려 있었다.

작업장 옆에는 올해 무재해 기간이 '128일째(7일 기준)'라는 안내가 표시됐다. 올 들어 사고가 한 차례도 없었다는 뜻이다. ATC는 안전장비는 물론 작업자의 안전정비 역량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작업자들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전기차 고전원 교육 수료, 전기차 제조사 정규 교육 등을 통해 전문성을 갖고 있다.

오토플러스는 작업자 안전만큼 판매 차량 품질과 안전성 확보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대면 직영 인증중고차 플랫폼 리본카를 운영하며 소비자들이 세부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260가지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


송재성 오토플러스 대표는 "통상 중고차 플랫폼 기업은 환불 제도를 3~7일로 운용하는데 리본카는 최종 8일 환불제를 제공한다"며 "비대면 판매와 8일 환불제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장 투어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공정은 출고를 앞둔 차량의 냄새 등급 평가과정이었다. 냄새 케어시스템을 통해 차량 실내 냄새 등급을 총 5단계로 분류하고, 1~3등급에 해당하는 차량만 판매한다.

중고차량 특성상 실내 냄새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지만 비대면 판매 탓에 소비자가 직접 확인해 볼 수 없다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오염도 측정 장치를 통해 점수를 낸 뒤 조향사 자격증을 취득한 향 전문가가 추가 확인을 통해 등급을 매긴다.

서승우 ATC 과장은 "입고 당시부터 차량 내부 냄새를 점검해 기준 미달(4~5등급)이면 고객에게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4등급 이하 차량은 도매·경매시장으로 넘어간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ATC는 체계적 중고차 상품화 체계 구축으로 TUV SUD로부터 중고차 워크숍 부문 인증을 5년 연속 획득했다. 판매 실적도 증가다. 2019년 8880대에서 지난해 1만4309대로 판매량이 늘었다. 송 대표는 "올해는 약 20% 증가한 1만8000대 정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