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민의힘의 혁신을 공언하면서 전당대회 개최 시점이 8월 초까지 연기될 수 있다고 밝힌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당 대표 행세가 참 가관"이라고 8일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한 이번 비대위원장은 그냥 조속히 전당대회 열어 당권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 대표나 된 듯 새롭게 비대위원 임명하고, 당 대표 행세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고 한다"고 썼다.
홍 시장은 "참 가관이다. 그렇게 한가롭냐"며 "이번 비대위원장은 역할이 전당대회 관리뿐이다. 당 혁신은 다음 정식으로 선출된 당 대표가 할 일"이라며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자가 돼 전당대회를 주관했어야 했는데, 굳이 또 비대위를 만든 것도 코미디"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슨 집권 여당이 2년도 안 됐는데, 비대위를 3번(주호영·정진석·한동훈)씩이나 하나. 그만큼 당내 혼란상이 심각하다는 거 아니냐"며 "안분지족(安分知足)하시고 빨리 전당대회 열어 당 대표나 선출하라"고 덧붙였다.
황 위원장은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이 당초 거론되던 6월 말~7월 초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헌·당규상 전당대회 (개최)에 필요한 시간이 한 최소 40일 정도다. 6월 말에 하려면 5월 20일부터는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해야 하는데, 원내대표 선출 자체가 늦어지고 있어서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홍 시장의 지적처럼 '관리형 비대위 역할에 충실하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었다. 그는 "관리만 하라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민생에 여러 혁신과 쇄신할 일이 많지 않으냐"며 "여러 제도와 당·정·청(정당·정부·대통령실) 관계, 의사 협의 등에서 그간 놓친 것은 없는지, 국민이 지적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내서 고쳐나가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밖에도 황 위원장은 전날 '당원 투표 100%'인 현행 대표 선출 규정에서 일반 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확대해달라는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의 건의에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당원 투표 100%'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홍 시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