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왕실이 후원하는 연구기관 ‘두바이미래재단’의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에 서울 기업이 참여하는 길이 열린다. 서울 기업은 두바이에서, 두바이 기업은 서울에서 기술을 실증해보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양 도시가 스타트업 상호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하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오후 2시(현지시간) ‘두바이 미래재단(DFF, Dubai Future Foundation)’을 방문해 압둘아지즈 알자지리 부대표와 이런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서울시의 인공지능(AI), 바이오, 핀테크 등 첨단산업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DFF 스타트업 투자·육성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여러 프로그램(두바이 어셈블리, 두바이 미래포럼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2016년 두바이 왕실이 설립한 두바이미래재단은 과학 기술이 만들어낼 미래의 모습을 탐색하고 연구하는 조직이다. 재단은 매년 두바이 미래 포럼을 주최하고 미래혁신기술 관련 보고서를 발간한다. 연구 성과를 두바이 개발 정책에 반영해 도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오 시장은 “두 도시가 혁신기술 분야 전문지식과 인재를 교류해 미래를 준비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미래박물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2022년 개장한 박물관은 인류의 미래와 발전 양상을 조망하는 공간이다. 2071년의 우주 공간을 테마로 한 우주정거장, 2400여종 생물을 3차원 이미지로 시각화한 DNA 라이브러리 등이 있다.
이후 두바이 미래재단에서 운영 중인 로봇공학, 인공지능 분야 연구개발시설 ‘두바이 퓨처 랩(Dubai Future Labs)’을 방문해 서울의 첨단산업 육성, 혁신 생태계 성장 지원 등 정책 추진에 참고할 점을 살펴보았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두바이 도로교통청과도 미래 모빌리티 중심의 상호 협력체계 구축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과 두바이의 교통 시스템은 서로 닮은 부분이 많다. 양 도시는 메트로(지하철·지상철), 버스, 택시 등 교통수단이 여러 개고 자율주행과 도심 항공 교통 실증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두바이는 2030년까지 전체 교통량의 25%를 자율주행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2026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두바이 국제공항과 도심에 4개의 버티포트(UAM 이착륙장)를 설치 계획 중이다.
양 기관은 업무협약을 통해 ▲자율주행·UAM 실증 사업 성과 공유 및 기술·인력 교류 ▲자율주행·UAM 공동 연구과제 협력 ▲미래 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한 양 도시 주관의 행사 참여에 노력하기로 했다. 마타르 모하메드 알 테이어 두바이 도로교통청장은 ”요즘 들어 유럽 도시보다 아시아 도시들이 선진 사례와 정책이 많은 것 같다“며 ”서울과의 파트너십이 굳건히 맺어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협약을 계기로 올해 10월 예정되어있는 서울형 CES ‘스마트라이프위크(SLW)’에 두바이의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일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서울 스마트라이프위크(SLW)'는 오는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세계 도시정부 관계자·글로벌 기업에 최신 기술과 생활 흐름에 따라 특화된 주제 전시를 선보이며 국제 포럼 및 콘퍼런스, ‘서울 스마트도시 상’ 등을 총망라한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