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에 힘입어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마른김 도매가가 사상 처음 월 평균 1만원을 넘어섰다. 최근 1년 새 80% 넘게 상승한 금액이다. 이 여파로 식품기업들의 김 제품은 물론, 동네 김밥 가격도 상승 추세를 타고 있다.
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4월 김밥용 김(중품) 평균 도매가격은 한 속(100장)당 1만89원으로 작년 동기(5603원)보다 80.1% 급등했다.이는 김 수출이 급증하는 와중에 재고는 평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김밥용 김 월간 평균 도매가격은 2022년만 해도 5000원을 밑돌았지만 지난해 2월 5000원을 돌파했다. 작년 9월 6000원대로 올라섰다. 급기야 4월 들어 역대 최초로 1만원 벽마저 깼다. 마른김의 원료인 물김의 산지 위판가격은 지난달 평균 ㎏당 2362원으로 1년 전(980원)보다 141% 폭등했다.
김 재고량은 지난달 기준 4900만 속으로 1년 전보다 25%, 평년보다는 37% 적은 수준이다. 김 재고가 줄어든 데엔 전 세계에 수출 주문이 밀려든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김 수출 금액은 단가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늘어난 1억117만 달러(약 1500억원)였다. 마른김의 수출단가는 1년 전보다 72%나 상승한 속당 7.0달러였으며, 조미김 수출단가는 16.2달러로 19% 올랐다.
원재료 가격 상승의 여파로 가공식품인 맛김과 동네 김밥 가격은 동반 상승 추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김 물가 상승률은 10.0%로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2.9%)의 3.4배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2월(11.8%)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달들어 식품기업들이 맛김 가격 인상 스타트를 끊은 만큼 앞으로 김 물가 상승폭이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일 마트와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김 가격을 11.1% 올렸다.
김밥 프랜차이즈인 바르다김선생은 지난달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 가격은 종전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지역 김밥 가격은 332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4% 상승했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