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K스타트업에 '조 단위 베팅'…대규모 투자 약속 지켰다 [긱스]

입력 2024-05-07 19:00
수정 2024-05-08 01:50
아랍에미리트(UAE)가 국내 벤처캐피털(VC)과 협력해 1조원대 규모로 한국 벤처시장 투자에 나선다. 지난해 UAE가 한국 정부에 약속한 300억달러(약 40조7850억원) 투자 약속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7일 VC업계에 따르면 최근 UAE의 벤처투자 재단인 AIM 글로벌 재단은 LB인베스트먼트와 한국 벤처 투자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확정했다. UAE 내 출자자(LP) 자금을 유치해 최대 10억달러(약 1조3590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LB인베스트먼트는 UAE의 벤처투자 자금을 운용하는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국내 1세대 VC인 LB인베스트먼트는 1조30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회사다.

중동 지역은 대형 프로젝트가 많아 그동안 투자나 전략적 협업이 글로벌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UAE가 스마트 시티, 신재생 에너지, 핀테크 등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해외 벤처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 스타트업에도 투자 길이 열렸다. 다우드 알 쉬자위 AIM 글로벌 재단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벤처투자업계에 새로운 협력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AIM 글로벌 재단은 중동 최대 투자 포럼으로 꼽히는 ‘AIM(Annual Investment Meeting)’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번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AIM은 2011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설립 초기에 사업 확장 투자금을 유치한 행사로도 유명하다. 이날부터 9일까지 열리는 AIM 개회식에 한국 VC로는 처음으로 LB인베스트먼트의 박기호 대표가 발표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순준 무신사 투자 실장, 노경수 씨드로닉스 사업 운영 이사 등도 연사로 참여한다.

UAE는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을 할 때 UAE 국부펀드 등을 통해 국내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