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점은 동맹국과의 디지털 연대에서 비롯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사진)은 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보안박람회 ‘RSA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개방적이면서도 안전한 기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세계 여러 국가와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도 ‘선한 기술’로 국제화·제도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나흘 일정으로 열리는 RSA 콘퍼런스에는 세계 130개국에서 4만 명 이상의 참관객이 몰렸다. 올해 주제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AI로 인해 각국 정부와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더 빈번해지는 가운데 AI가 보안 플랫폼의 성능과 효율을 한 차원 더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블링컨 장관은 “오늘날의 기술 혁명은 지정학적 라이벌과의 경쟁이 핵심”이라며 중국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그들은 디지털 기술과 유전자 데이터 수집을 이용해 자국민을 감시하고 인권을 억압한다”며 “지배력과 공급망을 무력화하는 데 AI 도구를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 자원 부문의 탈(脫)중국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소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니켈 리튬 코발트 등 주요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고 다각화하고 있다”며 “미국이 개발한 기술이 악의적 행위자의 손에 넘어가 전략적 경쟁국의 군사력 증강을 돕는 데 악용되지 않도록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등의 조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의 자국 생산 비중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그는 “반도체는 미국의 발명품이지만 글로벌 생산 비중은 10% 정도”라며 “높은 해외 의존도는 심각한 경제 및 국가 안보 문제를 초래하는 만큼 530억달러 규모의 강력한 지원책을 통해 반도체 제조 강국 입지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