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MSCI(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에 편입돼있는데, 이는 (MSCI의) 부정확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티안 마군 앰플리파이(Amplify) 최고경영자(CEO)는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이같이 밝혔다. 앰플리파이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90억달러(약 12조2000억원)로 미국 ETF 업계 20위권에 올라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022년 4월 앰플리파이 지분 20%를 인수한 후 앰플리파이와 협업하고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도 양사가 함께 개최했다.
마군 CEO는 "한국이 보유한 산업 인프라, 세계적인 브랜드 등을 감안하면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건 이상하다"며 "한국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돼있어 저평가받고 있는데, 마군 CEO가 판단하기엔 신흥국 지수가 아닌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한국과 이스라엘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스타트업이 많고 기술 분야가 이끄는 곳"이라며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와 갈등이 없는데, 한국은 북한이 있지 않나. 지정학적 긴장 때문에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군 CEO는 하반기 투자 전략도 밝혔다. 기술주는 몇가지 종목에 집중하는 투자 보다는 분산 투자를 하고, 고배당 ETF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앰플리파이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메타,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M7)'의 분기별 전년 대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작년 4분기 정점(63%)을 기록한 후 하락할 전망이다. 반면 정보기술(IT)이나 통신 등 기술 업종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따라서 마군 CEO는 분산 투자가 '지속 가능한' 투자 방법이라고도 했다.
금리 전망에 따른 투자 방향도 제시했다. 마군 CEO는 최근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 금리 인하도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통화 긴축 장기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잉여현금흐름이 우수한 회사들은 고금리 기조 길어져도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고배당 주식 ETF로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앰플리파이의 상품 'DIVO ETF'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미국 배당성장주에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은 DIVO를 한국 시장에 맞게 개편해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 ETF'를 내놨다. 이 상품은 매월 배당금을 지급한다.
올해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마군 CEO는 낙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미국 대선이 치러진 해 증시 흐름이 좋았다는 이유에서다. 앰플리파이에 따르면 대선이 펼쳐진 연도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83%에 달했다. 나스닥이 77%, 다우존스산업평균이 74%로 뒤를 이었다. 대선이 있는 해의 주가 평균 상승률은 S&P500 11.6%, 나스닥 9.3%, 다우존스산업평균 9.1%를 기록했다.
마군 CEO는 삼성자산운용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자산운용과 협업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는 물론 ETF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혁신적인 ETF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앰플리파이와 삼성자산운용은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