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건희 여사 압박 본격화…檢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

입력 2024-05-07 11:29
수정 2024-05-07 11:30

4·10 총선 직후인 5월 초, 김건희 여사가 코너로 몰리는 모양새다.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이 민의(民意)를 주장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했고, 검찰이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시동을 걸면서다. 이제 정치권의 눈은 오는 9일 1년 9개월 만에 취재진 앞에 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에 쏠리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찬대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전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김 여사 특검법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을 더한 종합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 민의는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명명백백히 밝히라는 것"이라고 했다.

범야권으로부터 전방위 공세를 받던 검찰은 때마침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 수사에 시동을 걸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한 전담수사팀을 꾸릴 것을 지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사건 담당인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에 소속 검사 3명을 추가 투입하고 고발인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또 처분할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와중에 열리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하루 전인 오는 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에 두 번째 기자회견이다. '김 여사 특검법을 수용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KBS와 대담에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는 입장을 밝혀 야권의 비판을 받았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성하고 법대로 하겠다'고 털고 나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자 한다면 김 여사 특검법 등을 수용하겠다고 밝혀야 한다"며 "이번에도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고 답변을 회피한다면 이번 기자회견도 국민의 분노에 불을 지르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과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를 마지막으로 5개월 가까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 리스크로 불리는 것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는 김 여사가 공개 행보를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