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대선에서 경제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중도우파 호세 라울 물리노 후보(62·사진)가 당선됐다. 부통령 후보로 나섰다가 대선 후보직을 승계받은 지 석 달 만이다.
파나마 선거재판소(TE)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저녁 개표가 92% 이상 이뤄진 가운데 중도우파 목표실현당(RM)의 물리노 후보가 35% 이상 득표해 당선을 확정 지었다. 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운 중도파 리카르도 롬바나 후보가 득표율 25%로 2위를 차지했고, 중도좌파 여당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다.
물리노 당선인은 당초 두 번째 집권을 노린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다. 지난 2월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국가 예산을 전용하고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으면서 대선 후보직을 이어받았다. 이때 후보 자격을 놓고 시비에 휘말려 선거 이틀 전 대법원에서 대선 후보 자격을 인정받았다.
물리노 당선인의 정책은 많은 부분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친미 외교 기조를 바탕 삼아 철도 건설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 친화적인 시장 개방에 나섰다. 한국 업체들이 현지에 진출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앞서 현대건설은 2020년 25억달러(당시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지하철 3호선 건설 사업(총연장 26.7㎞)을 수주했다.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에 이어 파나마에서도 우파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남미 지역 ‘핑크타이드’(좌파 물결)는 더욱 힘을 잃을 전망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