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승 효과…코인베이스 1분기 '깜짝 실적'

입력 2024-05-06 18:05
수정 2024-05-07 01:30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글로벌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올라 거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급증한 1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3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지난 1월 출시되면서 자금이 유입돼 지난해 말 4만2000달러대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3월 한때 역대 최고가인 7만3797달러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인베이스의 1분기 암호화폐 거래액은 3120억달러로 전년 동기(1450억달러)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거래 수수료 매출은 10억8000만달러로 전망치 7억7500만달러를 웃돌았고, 구독·서비스 매출로 5억1090만달러를 거둬들였다.

알레시아 하스 코인베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방송에서 “올해 들어 기관투자가의 거래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중 다수의 관리업체다.

코인베이스의 1분기 순이익은 11억7000만달러(주당 4.4달러)를 나타냈다. 당초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1.07달러였다. 암호화폐 보유분의 평가 가치 변동에 따른 손익을 즉각 반영할 수 있게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늘어난 세전 이익분(7억3700만달러) 등이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코인베이스는 한동안 암호화폐 거래량이 급감해 이른바 ‘암호화폐 겨울’을 보내며 7분기 연속 손실을 낸 뒤 지난해 4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실적발표 당일인 지난 2일 8.93% 급등했다.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2% 넘게 떨어졌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로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시간 외 주가 약세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은 상승 동력이 떨어지면서 5만9000달러대로 내려온 상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