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벌마늘(2차 생장) 피해가 확산해 예년에 비해 싼 수준에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마늘 가격에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5일 경남농업기술원과 남해군에 따르면 경남 남해에서 수확을 앞둔 마늘에서 벌마늘이 발견돼 마늘 농가의 피해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마늘은 마늘 한쪽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와 마늘 쪽이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마늘 알이 최다 20개 이상으로 늘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통상 마늘 한 쪽에는 6~10알 정도가 자란다.
벌마늘은 겨울 온도 상승, 잦은 강우로 인한 토양 과습 등으로 발생한다. 올해 경남은 마늘 파종기 이후인 4월에도 기온이 높았고 비가 많이 내렸다. 맑은 날이 적어 예년에 비해 2차 생장 마늘이 증가했다. 남해군에서는 440㏊ 규모의 마늘이 재배되고 있다. 벌마늘 현상은 75㏊(17%)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벌마늘 피해가 확산한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를 농업재해로 인정함에 따라 오는 10일까지를 일정으 읍·면·동에서 마늘 피해 신고 접수에 들어갔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2~3월 잦은 강우와 평년대비 높은 기온, 일조량 부족 등으로 인해 마늘 2차 생장 발생률이 평년(5% 내외)보다 크게 높아졌다. 도농업기술원이 지난달 16~17일 제주 일원 마늘 재배포장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피해율은 48%에 달했다.
마늘의 경우 2022, 2023년 2년에 걸쳐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산 깐마늘 ㎏ 당 평균 소비자 가격은 9280원으로, 전년 같은 날(1만1713원)에 비해 20.7% 싸다.
하지만 채산성이 떨어진 탓에 지난해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줄인 와중에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까지 겹쳐 올해는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2만3291㏊로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