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사진)이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콜마홀딩스는 2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윤 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창업주인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윤 부회장의 대표 선임을 계기로 콜마그룹은 K뷰티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달 지주사 이름을 한국콜마홀딩스에서 콜마홀딩스로 변경한 이유도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콜마그룹은 최근 미국 등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미국 뉴저지에 북미기술영업센터를 개관한 데 이어 올해 말에는 미국 제2공장도 완공한다. 색조 화장품이 주력인 1공장과 달리 2공장에서는 기초 스킨케어, 선케어 제품을 생산한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에서 모든 품목의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북미 이외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콜마글로벌은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등에 해외 법인을 설립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윤 부회장은 일찌감치 북미 시장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2016년 미국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콜마USA(옛 PTP), 콜마캐나다(옛 CSR)를 사들여 글로벌 확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2022년엔 ‘콜마’ 브랜드 상표권 100% 인수를 주도했다. 콜마그룹은 ‘콜마’ 브랜드의 독점적 권리를 확보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상표권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게 됐다.
2018년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인수도 윤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다. 그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위주로 사업 구조를 갖춘 콜마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직접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중견기업이 대기업 계열사를 인수한 드문 사례로, 인수액도 1조3100억원에 달했다. 2021년 8월엔 HK이노엔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했다. 콜마홀딩스는 의약품 사업의 글로벌 진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콜마홀딩스는 윤 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며 무상증자, 자사주 매입·소각, 현금배당 증액 등을 통해 주주친화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굵직한 M&A와 해외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한 윤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글로벌 시장 확대 등 그룹 차원에서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 데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