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 개청하는 우주항공청(KASA)의 초대 청장에 내정된 윤영빈 교수(사진)가 “민간 기업이 우주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우주청이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내정자는 2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주청의 운영 방향을 밝혔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를 고려할 때 우주청 설립은 늦은 감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부 주도의 우주개발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기업의 역할을 키우는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트렌드는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윤 내정자는 “우주청은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의 역할 분담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상용 우주개발을 주도하고, 출연연과 대학은 고위험·장기 미래 우주개발 사업에 집중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모델로는 일본을 꼽았다. 그는 “우주청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는 예산 등 규모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우선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를 롤모델 삼아 단계적으로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우주항공청의 핵심 임무인 연구개발(R&D) 부문을 이끌 존 리 임무본부장 내정자는 ‘인재 중심의 R&D’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NASA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경험을 최대한 살리겠다”며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우주청의 행정 업무를 총괄할 노경원 차장 내정자는 조직이 추진해나갈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노 내정자는 “현재 우주항공청 비전과 미션, 주요 사업에 대해 전략 기획과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며 “우주청 출범까지 25일 남았는데, 남은 기간 잘 준비하고 출범 후엔 조속한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우주청을 이끌어 갈 이들의 임기는 오는 27일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정부는 경남 사천에 우주청 임시청사를 마련하고 개청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일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윤 내정자, 노 내정자가 함께 우주항공청 임시청사를 찾아 입주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