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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를 뜨겁게 달군 인공지능(AI) 테마의 열기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관련 기업의 1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다. 월가에서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AI 관련주 주가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기업 AMD 주가는 8.91% 내린 144.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로드컴(-4.42%)과 엔비디아(-3.89%), ASML(-2.25%) 등도 하락했다. 이 여파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54% 내린 4507.7에 마감했다. 지난 3월 8일 고점인 5165.8을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12.73% 하락했다.
AMD의 1분기 실적이 시장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며 AI 관련주를 끌어내렸다. AMD는 1분기 매출이 54억7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6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추정치 54억6000만달러와 0.61달러에 부합했다. AMD는 올해 AI 칩 매출 목표를 40억달러라고 제시했는데, 이것이 시장 기대치(50억~60억달러)를 크게 밑돌며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지난 1월 제시한 목표치(35억달러)보다 5억달러 높여 잡았지만 시장에서는 AMD가 엔비디아의 대항마가 되려면 더 가파른 성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실적 발표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AMD의 목표주가를 기존 195달러에서 185달러로 내렸다.
AI 서버 제조업체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달 30일 장 마감 후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1~3월(회계연도 기준 3분기)에 매출 3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12억8000만달러)보다 200.78%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월가 기대치 39억9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고 이날 주가는 14.03% 급락했다. 지난 3월 중순 최고점(1188달러)과 비교해 주가는 37.88% 하락했다.
증권가는 이달 22일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랠리를 주도해온 엔비디아의 실적에 따라 테마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 5.60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개월 전 전망치(주당 4.82달러)보다 16.2% 높아진 수치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