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낙인찍혀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효과가 기업 실적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를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1분기 실적으로 "85억6000만 달러(약 11조8800억원)의 매출과 0.68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인 91억3000만 달러의 매출과 0.79달러의 EPS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스타벅스는 2024회계연도 매출 증가율을 기존 7~10%에서 4~6%로 하향하면서 "4분기(10~12월)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CNBC방송은 "스타벅스 임원들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이스라엘 관련 오해에서 비롯된 불매 운동을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레이첼 루게리 스타벅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평년보다 추운 날씨로 매장 방문객이 감소했고, 중동 분쟁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북미를 강타한 한파와 더불어 반이스라엘 여론이 자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스타벅스는 중동 정세가 불안할 때마다 '이스라엘에 국방 자금을 지원한다'는 소문에 휩싸이고 있다. 소문은 2000년대 반유대주의 블로그에서 조작된 하워드 슐츠의 '가짜 편지'에서 시작됐다. 지금의 스타벅스 제국을 만든 전 CEO 슐츠가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라테와 마키아토는 미국과 이스라엘 동맹에 기여한다' 내용의 편지를 썼다는 것인데, 이 주장은 허위로 밝혀진 바 있다.
스타벅스는 가짜 편지 내용을 반박하는 캠페인을 펼쳐왔지만, 소문은 20여년간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편, 반이스라엘 여론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는 기업은 스타벅스만이 아니다. 맥도날드, KFC, 피자헛, 코카콜라, 펩시 등 미국에 본사를 둔 식음료 기업들이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이슬람권 국가에서 불매 운동에 시달리고 있다.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의 경우 이스라엘에 공장이 있다는 이유로 친팔레스타인 성향 소비자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