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세브란스 교수 집단휴진…'셧다운' 없었다

입력 2024-04-30 18:11
수정 2024-05-01 01:56
윤석열 정부 의료개혁에 반대하는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나섰지만 환자 진료가 올스톱되는 의료대란으로 번지진 않았다. 다만 교수 참여율이 비교적 높았던 분당서울대병원 등에선 의사들과 다른 직종 간 갈등이 표면화되는 등 병원 내부 진통이 이어졌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의대와 연세대의대, 고려대의대 소속 교수들이 집단 휴진에 나선 이날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등은 모두 ‘셧다운’ 없이 운영됐다. 상당수 교수들이 집단휴진 대신 환자 진료를 이어가기로 결정해서다.

고려대안암병원 관계자는 “외래 진료 대부분 그대로 이뤄지고 있다”며 “모든 수술방이 이전처럼 완전가동되는 데다 응급실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구로병원 등은 병원장이 직접 나서 집단 휴직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세브란스병원 교수 참여도 많지 않았다. 안석균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휴진 교수 중에도 중환자는 보거나, 지방에서 온 환자는 돌려보낼 수 없어 그냥 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병원별 휴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서울대병원은 외래 곳곳이 문을 닫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비교적 많은 교수가 집단 휴진에 참여했다는 의미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외과 진료실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적막한 대기실 한쪽에서 간호사 한 명이 행정업무를 보며 ‘오늘 수술과 외래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바로 옆 신장비뇨의학센터도 대다수 교수가 휴진에 동참해 ‘개점휴업’ 상태였다.

의사 집단휴진을 두고 내부 갈등도 표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휴진에 동참한 의사들이 사태를 책임지라”는 안내문을 곳곳에 붙였다. 노조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13개 진료과 의사 38명이 휴진에 참여했다. 이들은 “교수들의 집단휴진 꼼수로 3000건에 가까운 환자의 검사·수술·진료가 변경 취소됐다”며 “직원들은 예약 변경 업무로 폭언, 욕설에 노출됐다”고 했다.

이지현/정희원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