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30일 10: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대체투자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펀드 자금으로 성수 사업장에 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기존 대주단의 브릿지론 채권을 인수한 뒤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사업을 새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목적이다. 캠코의 PF 정상화 펀드가 가동한 두 번째 사례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를 통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사업장에 묶인 선순위 브릿지론 채권 600억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했다. 기존 선순위 대주단은 한국투자저축은행, 오케이저축은행, DB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으로 구성됐다. 후순위로는 티와이홀딩스 대출 350억원이 투입돼 있다. 이지스운용의 선순위 채권 인수에 따라 저축은행 선순위 대주단이 손실 없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캠코의 PF 정상화 펀드가 투입된 것은 지난해 신한자산운용의 삼부빌딩 매입 이후 두 번째다. 캠코 펀드 위탁운용사 다섯 곳 중 하나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번 브릿지론 채권 인수를 위해 캠코 펀드에서 200억원을 투입하고 외부 자금 400억원을 구해 채권 인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딜 클로징(거래 종결)은 내달 초로 예상된다.
이 사업장은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기로 한 오피스 사업장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68-2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10층 규모의 연면적 2만1420㎡(6480평)의 업무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홍콩계 시행사 스타프라퍼티코리아가 사업을 추진하다 PF 시장 경색에 따른 본 PF 전환 난항,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함께 가로막혔다. 사업장을 이끌어나가는 사업장 시행 프로젝트금융회사(PFV)인 빅트라이앵글PFV는 스타프라퍼티(51%), 태영건설(35%), 코람코자산신탁(14%)으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은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선순위 지위를 갖는 본 PF 자금을 모집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본 PF 자금을 조달하면 기존 브릿지론 채권자는 자금을 회수하게 되지만 이지스운용은 자신들의 채권을 중순위로 남겨놓고 사업 정상화를 위해 자금 회수를 미룰 방침이다. 중순위가 뒷단을 받쳐주는 구조면 본 PF 자금을 조달하기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시공사를 새로 선정해 착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후순위 대주단인 태영건설은 PFV 지분으로 출자 전환을 하거나 오피스 선매각 이후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캠코 펀드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면서 PF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계약 체결을 통해 정상화되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