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29일 올해 1분기 금융지주 실적에 대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여파에도 불구하고 양호하게 방어했다"며 "배당 등 주주환원책 확대 기대감도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에 대해 "1분기 순이익은 ELS 보상 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1조3200억원으로 당초 예상치를 웃돌았다"며 "기업대출 성장에 힘입어 원화 대출성장률이 늘었고 기업금융 수수료 성장과 보험금융손익 증가가 상쇄하면서 비이자이익이 양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당기순이익은 4조88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9740억원) 감소했다. 홍콩 ELS 관련 소비자 보상비용을 충당부채로 인식해 1분기 영업외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KB금융은 8620억원의 ELS 손실배상 충당부채를 적립했음에도 1조원대 실적을 지켜냈다. KB금융의 ELS 관련 충당부채를 영업외손익 항목에서 빼면 1분기 추정 순이익은 1조5930억원(세후 기준)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1조5087억원)을 넘어섰다.
신한금융도 ELS 충당부채(2740억원)을 제외한 1분기 순이익은 1조5955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1조5946억원)을 경신했다. 1분기 '리딩뱅크' 자리는 신한이 가져왔다. 신한과 KB의 순위 바꿈에는 ELS 배상 규모 차이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ELS 일회성 비용에도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나타냈다"며 "양호한 비이자이익과 대손비용이 크게 축소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주요 금융지주의 자본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율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경우 분기 균등 주당배당금(DPS), 정례적인 자사주 매입 시행 등으로 가시성 높은 투자처로 판단된다"며 "당분간 자본비율 변동성이 제한적으로 보여 전년 대비 총주주환원율이 소폭 확대돼도 기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이 12.88%를 기록했지만 이익 체력, 실물연계자산 관리 능력, 환율 안정화 기대감 등을 고려하면 연내 재차 13%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며 "총주주환원율 개선을 위해 올 하반기 1500억원 내외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를 예상한다"고 관측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