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생건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가 중국 소비자를 끌어들이면서다. LG생건은 중국 사업 회복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반전했다.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LG생건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조7287억원, 영업이익 1510억원을 올렸다고 25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7%, 3.5%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2023년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1295억원)를 16.6% 웃돌았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4년은 지난 2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새롭게 성장하는 변곡점의 한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여행과 면세점 쇼핑이 힘들어지면서 화장품을 비롯한 뷰티 시장은 깊은 침체에 빠졌다. 이와 함께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애국 마케팅으로 시작된 중국 젊은층의 애국 소비 성향으로 시장에서는 “중국에서 화장품 산업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중국에서 럭셔리 화장품 시장으로 입지를 굳건히 한 LG생건은 회복세를 되찾았다. 특히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 경쟁이 심화에도 더후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호실적을 거둔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더후가 중국시장에서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면서 뷰티사업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7409억원, 영업이익은 3.1% 늘어난 631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에서 뷰티 온라인 사업 매출이 확대되는 추세다. 더후 리뉴얼 제품이 호평을 받으면서 중국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후 제품의 경우 리뉴얼 효과가 컸다"며 "리브랜딩으로 브랜드 철학을 재정립하고 타겟 고객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사업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한 5534억원에 머물렀다. 다만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354억원이었다.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주요 브랜드 매출 확대는 지속됐으나 해외사업 효율화의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프리미엄 브랜드 성장과 북미 구조조정 효과로 이익은 늘었다.
안혜원/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