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전기차 부문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포드는 1분기 매출이 428억달러(약 59조원)를 기록해 시장 추정치(400억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전기차 사업부 손실(이자비용 및 법인세 차감전 영업이익·EBIT)은 13억달러에 달했으며, 판매량은 1만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포드는 업계 전반의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포드는 전통적 자동차 제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 판매 실적을 발표했다. 포드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향후 몇년 내에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지만 이날 실적 발표는 전기차 사업에 대한 수익 압박의 징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제널럴모터스(GM) 역시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20% 줄었다.
존 라우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1년반 동안 전기차 가격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매우 악화됐다”며 “머스탱 마하-E 한대당 약 5000달러의 원가를 절감했지만 원가를 회수하는 속도보다 수익이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고 말했다.
지난해 포드는 11만6000대의 전기차를 팔아 47억달러의 손실, 한대당 약 4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번 1분기(대당 13만2000달러)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3분의1에 불과하다.
다만 전기차 사업부 모델e에서만 전기차가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상업용 사업부인 포드 프로에서도 판매된다. 포드는 올해말까지 미국 우체국으로부터 9250대의 E-트랜짓 밴을 주문받아 인도할 예정이며 글로벌 지속가능성 기업인 이콜랩이 F-150 라이트닝 픽업과 머스탱 마하-E SUV(스포츠유틸리티차) 1000대를 주문하는 등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어닝콜에서 “회사가 전기차 사업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차세대 전기차를 통해 조만간 전기차 사업부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프로는 1분기 매출이 36% 증가한 18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30억달러의 EBIT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21% 늘어난 40만9000대다.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사업부인 포드 블루는 판매량이 11% 감소한 62만6000대에 그쳤으며 매출은 13% 줄어든 210억달러다.
한편 포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소폭 상승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