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저가 전기차' 출시 소식에…2차전지주, 모처럼 반등

입력 2024-04-24 16:49
수정 2024-04-24 17:10


국내 2차전지주들이 테슬라의 부진한 1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동반 상승했다. 테슬라가 내년 초 신형 '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신형 전기차 모델 기대감이 커지는 올 4분기부터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4일 포스코퓨처엠은 8% 상승한 29만7000원에 마감했다. 비슷한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 5.1% 오른 24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4.0%)을 비롯해 삼성SDI(3.6%), 엘앤에프(5.8%), 에코프로머티(8.5%) 등 다른 2차전지주도 이날 대부분 강세였다.

전날 테슬라가 부진한 1분기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장 마감 이후 13.3% 상승한 영향이다. 테슬라의 1분기 총매출은 21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월가 예상치인 221억5000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테슬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건 2020년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11억71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6% 급감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저가형 전기차인 '모델2'를 내년 초부터 생산한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장 마감 직후 급등했다. 당초 업계 에상이었던 내년 하반기보다 앞당겨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은 아니더라도 2025년 초엔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날 제너럴모터스(GM)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비쳐 2차전지주 주가에 영향을 줬다. GM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부문이 아직 적자지만 공장 확장을 완료하면 생산 비용이 감소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전기차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GM의 1분기 순이익은 29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했다.

2차전지주는 올 들어 전기차 수요 부진 전망으로 증시 강세에도 주가가 꺾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등의 주요 종목들은 연초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실적 예상치도 내려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 평균은 3개월 전 3조7415억원에서 2조5671억원으로 31.3% 햐향됐다. 삼성SDI도 같은 기간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가 2조2322억원에서 1조7071억원으로 23.5% 낮아졌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 모델2를 비롯한 신형 전기차 모델의 기대감이 커지는 4분기부터는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섹터의 반등은 GM과 테슬라의 수요에 달려 있다"며 "테슬라는 당장 올 하반기 '모델 Y' 주니퍼 출시로 인한 배터리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주의 실적 반등을 염두에 두고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최근 1개월(3월24~4월24일) 사이 LG화학을 4585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위다. 이밖에도 LG에너솔루션을 2407억원, 삼성SDI를 2299억원, 엘앤에프를 1106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