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2000억 육박…슈피겐코리아, 강남빌딩 3채 매입

입력 2024-04-21 15:42
이 기사는 04월 21일 15: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 액세서리 업체인 슈피겐코리아가 서울 삼성동 일대 빌딩들을 줄매입했다. 풍부한 유동성을 앞세워 강남권 알짜 부동산을 사들였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슈피겐코리아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37-16에 자리 잡은 건물·토지를 660억원에 매입했다. 지하철 9호선과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선정릉역 인근에 자리 잡은 빌딩이다. 슈피겐코리아 본사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토지면적은 836.1㎡(253평)이다. 현재 계약금 10%를 냈다. 오는 10월 2일에 잔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슈피겐코리아는 삼성동 빌딩을 세 채나 매입했다. 2017년 3월 삼성동 114-9·10·22·23에 위치한 건물을 디지털 카메라 업체 올림푸스한국으로부터 475억원에 매입했다. 슈피겐코리아는 이듬해 이 건물을 슈피겐 본사로 탈바꿈했다.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주변의 본사를 여기로 이전했다. 슈피겐코리아 신사옥은 컨퍼런스·세미나 등 기업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슈피겐홀과 직접 슈피겐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프리미엄 스토어 등을 두고 있다. 슈피겐코리아는 지난해 7월에도 삼성동 건물을 사들였다. 사업 확장에 따른 사무 공간 확대와 자산운용의 효율성 제고 목적이다.

슈피겐코리아는 스마트폰 케이스, 액정 보호필름 등 휴대폰 액세서리를 파는 회사다. 글로벌 유통업체 아마존을 통해 액세서리를 판매한다.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분야지만 ‘슈피겐(Spigen)’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실적을 키워나가고 있다.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93.5%에 달할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다.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외형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곳간에 현금이 쌓이고 있다. 슈피겐코리아는 2015년 매출 1481억원에서 2019년 3086억원, 지난해 4474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1814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1871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주춤한 상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회사는 갤럭시,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속속 출시되기 시작하던 2009년 설립됐다. 김대영 슈피겐코리아 사장은 서울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쌍용정보통신, 케이컴스, 에스지피코리아를 거쳐 회사를 세웠다. 회사가 처음 둥지를 튼 곳도 삼성동 인근 대치동이었다. 이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3년 슈피겐코리아로 사명을 바꾸며 사세를 키워 201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