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탐사 일정이 확정됐다.
19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타이탄 탐사를 위한 '드래곤플라이(Dragonfly)' 무인 드론을 2028년 7월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ASA는 발사에 대비해 드래곤플라이의 최종 임무 설계 및 테스트 진행을 승인했다. NASA 존스홉킨스응용물리학연구소(APL)에서 개발 중인 드래곤플라이는 잠자리 모양에다 자동차 크기의 무인 드론으로 타이탄 도착은 2034년으로 예상된다.
지름이 5152㎞인 타이탄은 태양계 내 위성 중 목성 위성 가니메데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토성 주변을 도는 공전주기는 16일이며 평균 온도는 영하 179.5도다. 표면은 얼음과 암석으로 구성됐다. 대기는 98.4%가 질소이고 나머지는 메탄과 수소로 이뤄져 있다. 특히 이 위성의 평균 기압은 146.7킬로파스칼(kPa)로, 지구의 평균기압(101.3kPa)보다 1.4배나 높다. 이 때문에 과학계는 그간 타이탄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낮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최근 타이탄에 탄화수소화합물, 나이트릴, 산소화합물이 발견됐고 지표 아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생명체가 존재할 유력한 후보지로 부상했다. 드래곤플라이의 발사 일정 확정도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지난달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드래곤플라이의 타이탄 착륙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NASA는 타이탄에서 생명체를 찾기 위해 드래곤플라이를 최적화했다. 지난해 버지니아주 NASA 랭글리연구센터에서 8개의 회전날개(로터) 작동을 포함해 극한 대기에서도 원활히 비행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하는 풍동 시험을 했다.
풍동 시험은 공기력, 압력, 유속 등을 평가하기 위해 물체를 고정하고 바람을 가하는 테스트다. 드래곤플라이는 가로 4.2m, 세로 6.7m 크기의 서브소닉(음속보다 조금 느린 속도) 터널에서 두 번, 트랜소닉(음속에 가까운 속도) 터널에서 두 번 등 총 네 번의 실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드래곤플라이에는 '드래곤플라이 질량 분석기(DraMS)'라는 측정 장비가 실려 있다. 비행 중 탐사 가치있는 곳을 찾으면 드릴로 구멍을 뚫고 1g 미만의 시료를 채취해 DraMS가 설치된 밀폐 공간 안에 시료를 넣은 다음 레이저로 성분을 측정한다.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우주생물학자인 멜리사 트레이너 연구원은 "초기 지구에서 발생한 생물 화학 유형이 타이탄에서도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니키 폭스 NASA 과학 임무국 부국장은 "타이탄 탐사는 지구 밖에서 회전익(헬리콥터)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임무의 경계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