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먹어도 괜찮다고?…'스테비아 토마토' 놀라운 비밀

입력 2024-04-20 09:12
수정 2024-04-20 10:11


달콤한 맛이 나는데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다고 알려져 인기 있는 '스테비아 토마토'의 반전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스테비아 토마토를 개량 품종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스테비아는 설탕보다 300배가량 더 단맛을 내면서도 혈당을 올리지 않아 다이어트하는 이들이 선호하지만,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약 56만명을 보유한 생명과학 전문 유튜버 수상한생선은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당신이 먹는 스테비아 토마토의 비밀'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19일 기준 조회수 18만회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스테비아는 중남미가 원산지인 '스테비아 레바우디아나'(Stevia rebaudiana·국화과 스테비아 속 식물)라는 식물의 잎에서 '스테비올 배당체'라는 화합물을 추출해 만든 감미료다. 시중에도 가루 형태로 된 스테비아를 통에 담아 판매하고 있는데, 아 가루는 달고도 쓴맛이 난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수상한 생선은 "스테비아를 토양이나 잎에 직접 뿌려서 흡수시키는 스테비아 농법으로 키워진 토마토들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토마토들은 당도가 그렇게 많이 높아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놀랍게도 우리가 먹는 아주 달콤한 스테비아 토마토들은 모두 일반 방울토마토에 별도로 스테비아를 주입한 제품들"이라며 "예전에는 실제 주사기를 이용해 스테비아를 직접 주입하기도 했지만, 이 방법은 바늘이 들어간 부분으로 인해 과일이 빨리 물러지고 유통기한도 너무 짧게 변해버렸다. 현재는 스테비아가 포함된 용액에 방울토마토를 담가둔 다음, 압력을 가해서 껍질 내부로 스테비아를 침투시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법은 껍질이 직접적으로 손상되진 않지만, 일반 방울토마토보다는 잘 물러지게 변하기 때문에 스테비아 토마토는 유통기한이 훨씬 짧은 편"이라며 "스테비아 토마토는 유전적 변이를 이용해 단맛을 강하게 만든 초당 옥수수처럼 대단한 기술로 새롭게 개량된 식물 같지만, 사실은 일반 방울토마토에 스테비아를 뿌려 먹는 것과 같은 원리의 제품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시중에 판매되는 스테비아 토마토는 신선식품이 아닌 '과채 가공품'이라고 표기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상한생선은 스테비아 토마토는 '제로 당', '제로칼로리'라는 스테비아의 이미지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아무리 먹어도 괜찮은 다이어트 음식으로 오해하기도 한다며, 이는 일부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반토마토와 스테비아 토마토를 각각 200g씩 공복에 섭취한 후, 혈당량을 각각 비교했다. 그 결과, 두 토마토 모두 혈당을 상승시켰다. 일반 토마토의 경우 90mg/dL에서 103mg/dL로 늘었고, 스테비아 토마토는 86mg/dL에서 98mg/dL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 수상한생선은 "방울토마토 자체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도 낮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알맞은 음식이 맞다"라면서도 "스테비아 토마토는 당이 없는 것처럼 오해하는 이들이 많지만, 일반 토마토와 똑같은 당과 칼로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테비아 토마토는 단맛 때문에 섭취량을 조절하기 힘든 경향이 있고, 과도한 감미료 섭취는 식욕을 증가시킨다는 여러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스테비아 토마토가 오히려 다이어트에 방해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정말로 진지한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일반 방울토마토를 먹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스테비아 토마토는 일반 방울토마토보다 가격이 1.5배~2배 비싼 편인데, 스테비아 토마토를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스테비아 제품을 사서 뿌려 먹으면 경제적일 것"이라며 "스테비아는 일반적으로 안전한 감미료로 여겨지지만, 하루 권장 섭취량은 25g 정도다. 과한 섭취는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하게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