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으로 일본 내 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서 전 세계 명품 소비자들이 일본으로 모여들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명품 브랜드들이 엔화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제품 가격에 환율 변동분을 반영하지 않아 실질 구매 가격이 인하됐다는 설명이다. 일부 구매자는 일본에서 싸게 구매한 제품을 다른 소비자에게 되파는 ‘리셀(재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일례로 태그호이어의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도쿄에서 10% 면세 할인을 받아 78만5000엔(약 7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미국 뉴욕에선 같은 제품이 6450달러(약 886만원)다. 뉴욕과 비교하면 일본에서 186만원을 아낄 수 있다.
이 같은 가격 차이 덕분에 일본의 명품 시장 매출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32% 늘었다.
데버라 에이트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명품 분석가는 “엔화 약세로 일본의 명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달러 대비 엔화는 154엔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34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의 명품 열풍이 가격 인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내다봤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