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의 재무장관이 공동으로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달러당 1400원까지 올랐던 환율이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개입에 나설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3원90전 내린 1372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6원80전 하락한 1380원에 출발한 후 장중 낙폭을 키웠다. 지난 16일 장중 1400원을 찍었던 환율은 1일 1386원80전으로 7원70전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이틀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틀 간 낙폭인 21원60전은 지난해 12월14~15일 23원40전이 내린 이후 2거래일 기준 최대 낙폭이다.
이날 환율 하락은 한국, 미국, 일본 당국이 공동으로 전방위적으로 구두 개입에 나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회의를 열고 달러 대비 원화와 엔화의 가치 하락이 지속된 데 대한 우려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 국채 수익률도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날 국제통화기금(IMF) 춘계회의에서 열린 대담에 참석해 급등 추세를 보여온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개입에 나설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 이어 이틀 연속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이 총재는 "우리 환율이 시장 기초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서 약간 벗어났다"며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시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0원87전이다. 전일 같은시간 기준가 894원72전보다 3원85전 내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