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정부가 중국 철도 제조회사와 맺은 2560억원짜리 납품 계약을 철회했다. 이 물량을 현대로템이 수주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남동부교통당국(SEPTA)은 최근 중국의 철도차량 제조사인 중궈중처(CRRC)와 2017년 체결한 1억8500만달러(약 2560억원) 규모의 2층 전동차 45량 도입 사업 계약을 취소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정부는 취소 이유로 납기 지연을 들었다. 당초 계획보다 4년가량 늦어졌는데도 초도 물량조차 납품하지 않아서다. 주정부는 이미 지출한 5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주정부는 CRRC의 차량 품질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CRRC 시험 차량의 내부 패널과 전기 배선, 비상구 창문 등에서 결함을 발견했고 제동장치 시험에도 통과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계약 취소로 한동안 미국 시장을 휩쓴 중국산 철도차량에 대한 불신이 한층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철도회사들은 자국 정부의 보조금 등 막대한 지원을 업고 각국이 내놓은 철도 물량을 초저가로 수주했다. CRRC는 2017년 입찰 때도 경쟁사인 캐나다 붐바르디어보다 3400만달러 낮게 써냈다.
현대로템은 펜실베이니아주 정부가 재입찰하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이 빠지면 품질로 승부하게 될 것”이라며 “입찰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