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에서 가장 바쁜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하는 인물이 있다. 영국의 저명한 클래식 전문 사이트 바흐트랙이 지난해 가장 많은 공연 일정을 소화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은 명연주자 아우구스틴 하델리히(40)다. 르노 카퓌송, 조슈아 벨 등 바이올린계 거장들이 그의 뒤를 이었다.
하델리히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반열에 오른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7세 때 데뷔 연주회를 연 전형적인 영재 출신인데, 15세 때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를 당하면서 위기를 겪었다. 당시 하델리히는 의료진으로부터 “앞으로 악기를 잡기 힘들 것”이란 얘기를 들을 만큼 심한 화상을 입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치료와 재활에 매달린 끝에 2006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그는 그래미상, 오푸스클래식상, 에이버리피셔커리어그랜트 등 국제적인 음악상을 휩쓸며 이름값을 높여왔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 세계 최정상급 악단과 협연해 온 그는 2023~2024 시즌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상주 음악가로 활동한다. 2021년부터 예일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델리히는 오는 25~26일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에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