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내리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만 3980억원에 달했다. 작년 거둔 매출(3135억원)보다 많았다. 1조6000억원을 들여 세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탓이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인 2021년 문을 열었는데 손님이 거의 없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작년 말 부채 비율은 2591%로 치솟았다. 업계에선 “곧 망한다”는 말이 돌았다. 때마침 제주도 인기도 시들해졌다. 부도는 현실이 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올 들어 극적인 반전이 시작됐다.
16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제주 드림타워가 지난 1분기에 96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50.7% 증가한 것이다. 카지노 매출이 699억원으로 작년 1분기(164억원)에 비해 네 배 넘게 급증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여기에 유통·여행 사업까지 포함하면 첫 1000억원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증권업계에선 올 1분기 40억~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방문객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어나는 등 유의미한 실적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 추세라면 6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22억원이다.
실적 개선은 카지노에 VIP ‘큰손’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롯데관광개발은 코로나19 상황 탓에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2022년 하반기부터 VIP 영업에 공을 들였다. 그해 11~12월 두 달간 일본과 홍콩에 각각 2회, 7회씩 VIP 전용 전세기를 띄웠다. 이런 노력이 쌓여 최근 VIP 증가로 이어졌다. 롯데관광개발은 올 6월엔 일본 도쿄에 현지 사무소를 열고 상시적인 마케팅에도 나설 예정이다.
중국인들도 ‘귀환’하고 있다. 최근 드림타워 숙박객의 약 45%가 중국인이다. 내국인 비중(35%)을 앞질렀다. 중국과 제주를 잇는 항공 노선편이 계속 늘고 있는 영향이다. 올 1~2월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의 83%가 중국인일 정도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드림타워에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올 들어 점진적으로 늘고 있고 일본인 VIP도 앞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현재 추세라면 올해 롯데관광개발이 극적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