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생 한동훈'의 저자인 심규진 스페인 IE 대학교 교수가 "선거 끝났으니 송영길을 풀어주자"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윤석열 정부 망했다고 잔치라도 난 듯 경망스러운 언행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심 교수는 15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 시장이 맥락 없는 제2의 '조국수홍'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심 교수는 "내가 한동훈을 밀치고 대선에 나가고 싶은 홍준표라면 '이제 우리가 윤석열 정권을 지키자'고 할 것"이라며 "'이준석 무리가 또 제2의 탄핵을 획책하고 있다. 나는 탄핵으로 무너진 우리 당을 지켰다. 이번에는 우리가 만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말하면 지금 상심하고 공포에 빠진 보수들이 열광하고 '역시 믿을 건 원조 보수, 선명 보수 홍준표! 뿐이야' 할 텐데, 또 '조국수홍' 모드로 가볍고 오락가락 저급한 언사를 하고 있다"면서 "역시 사람 안 변한다. 이렇게 맥락 없이 윤석열 정부 망했다고 잔치라도 난 듯 경망스러운 좌파 2중대 짓을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보수의 운명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영길을 풀어달라니. 변희재를 책사로 쓰려나?"라고 덧붙였다.
심 교수는 지난 연말 자신의 첫 저서 '73년생 한동훈'을 통해 우리 정치에서 세대교체의 상징이 된 한동훈 신드롬을 해석했다.
그는 보수가 한동훈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에 대한 혐오와 이념적인 갈등에서 벗어난 '능력주의'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상징한다"면서 "그의 화려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언변, 반듯한 매너, 논리적인 말솜씨, 단정한 자기 관리, 세련된 스타일 등은 한때 보수가 보여줬던 기품 있고 당당한 화이트칼라 보수의 이미지를 부활시켰다"고 평가했다.
앞서 홍 시장은 자신의 SNS에 "송영길 대표도 풀어주고 돈 봉투 사건도 불구속 수사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죽을죄를 진 것도 아닌데 웬만하면 불구속 재판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며 "여야관계도 달라지고 세상도 좀 달라졌으면 한다"고 적었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외곽 조직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 외에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여수 산업단지 내 소각 시설 관련 청탁을 받아 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2021년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옥중에서 4·10 총선을 치른 송 대표는 광주서구갑에서 17.3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거 비용 전액을 보전받게 됐다. 하지만 송 후보는 선거운동 한 번 못해보고 낙선했고, 소나무당도 비례정당 투표에서 득표율 0.43%에 그쳐 22대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